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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어가 재발주를 냈으면 우리 파트너지”

2018.01.13조회수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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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스토리, 아로마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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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가 재발주를 냈으면 우리 파트너지”
뻔(FUN)하지만 뻔하지 않은 무역스토리(4) 아로마리즈(주)

아로마지르(주)의 제품들



“우리 회사가 무슨 수출이야? 국내 매출 올릴 방안이나 찾아봐.”
몇 년 전, 아로마리즈(주) 김수동 팀장이 우리도 수출에 도전해보자고 회사에 제안했다가 회사로부터 받은 ‘무안한’ 답변이었다. 당시 회사는 유럽에서 저명한 여러 브랜드를 들여와 국내 유통판매를 하고 있었다. 유럽에서 수입한 제품을 다시 수출한다? 김 팀장은 ‘내가 회사 입장이었더라도 말이 안 되는 제안이었다’고 후일 생각했다. 그래도 해보고 싶었다.

공장 놀리면 뭐합니까?

사실 수출에 도전하게 된 것은 회사에 작은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2013년 화장품법이 개정되면서 회사가 타의에 의해 원치 않는 공장을 보유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김 팀장은 오로지 자격요건에 맞는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화장품제조판매관리자’라는 직함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애초부터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던 공장은 몇 달이 지나도록 가동되지 않았다. 김 팀장은 가동되지 않는 공장을 보며 회사에 다시 한 번 제안서를 들이밀었다.

“방향제, 캔들, 디퓨져 같은 공산품은 원료만 가지고 와서 저희가 직접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 제품은 ‘Made in Korea’ 제품이 되는 거고 그 제품을 수출할 수 있습니다.” 몇 달을 설득한 끝에 겨우 생산에 필요한 장비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는 걸 수입해서 소분하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직원 한 명을 데리고 몇 달간 야근을 해야 했다. 직원을 다독이며 우리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우리 매장에 처음으로 직접 생산한 ‘Made in Korea’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반응이 좋았다. 때문에 당시 김 팀장은 말도 안 되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전 세계 어디에나 우리 제품을 팔 수 있을 거 같았고 누구나 이 제품을 사갈 것 같았다.

하지만 김 팀장은 어떻게 바이어를 찾는지도, 어떻게 제품을 소개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생산을 해 놓고 수출이라는 막연한 꿈만 꾸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 때 우연히 한국무역협회를 알게 됐다. 회원사로 가입을 하면 제공된다는 각종 혜택을 보고 무작정 가입했다. 왜 회원사로 가입하는지에 대해 회사를 설득할 자신이 없어 김 팀장은 첫 해 가입비와 연회비를 사비로 냈다. 그리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된 각종 설명회, 지원사업, 전시회 소식 등을 보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사비로 무역협회 회원사 가입

가장 관심을 두고 본 것은 협회의 지원사업이었다. 그중에서도 전시회 참자지원이 눈길을 끌었다. 여러 유관기관에서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이 많이 있었다. 김 팀장도 여기저기 신청을 했지만 약 1년 동안 한 번도 선정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회사에 자비로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자고 요청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렇게 조금씩 수출이라는 두 글자에 지쳐가던 어느 날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무역협회에서 ‘2016년 홍콩선물용품박람회’ 참가지원 업체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막상 선정이 되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다. 막막한 현실이 어깨를 짓눌렀다. 막연히 길이 있지 않을까 하고 협회 지원사업을 계속 뒤지던 중 ‘무역자문위원 컨설팅’을 알게 돼 신청했다. 그리고 L 자문위원이 회사를 방문해 해외전시회 참가와 관련한 여러 준비를 도와주셨다.

그런데 처음으로 경험한 해외전시회는, 참가하기만 하면 실적을 낼 것 같았던 오만한 내 자신감을 철저히 무너뜨렸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언어였다. 과거 수입을 하기 위해 참관했던 박람회에서는 영어로 대화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수출을 하기 위해 참가한 박람회에서는 대화가 어려웠다. 상품 소싱을 위해 내가 ‘바이어’로 참관했던 박람회에서 셀러들은 많은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해 내 말에 귀 기울여주었지만, 나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온 바이어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좀 더 쉽고 유창하게 설명해주는 판매자를 원했다.

해외전시회 반복 참가가 바이어에게 신뢰를 심어줬다. 이 바이어는 1년 전 박람회에서 아로마리즈를 봤고 제품도 마음에 들었지만 처음 보는 회사라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다시 참가를 하는 걸 보고 상담을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해외전시회 반복 참가가 바이어에게 신뢰를 심어줬다. 이 바이어는 1년 전 박람회에서 아로마리즈를 봤고 제품도 마음에 들었지만 처음 보는 회사라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다시 참가를 하는 걸 보고 상담을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아로마리즈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들.



첫 수주액 미화 240달러

박람회가 끝나고, 그래도 배운 대로 메일을 보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던 어느 날 발주를 하겠다는 메일이 왔다. 개인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다는 바이어였다. 총 발주액은 미화 240달러. 이렇게 회사의 첫 수출실적이 발생했다. 이후 여러 해외 전시회에 참가 신청을 했는데 거짓말처럼 대부분 선정이 됐다. 경험이 계속 쌓여갔다.

그리고 첫 박람회 참가 이후 9개월 만에 1만3000달러라는, ‘작지만 큰’ 수출실적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수출이라는 단어는 김 팀장에게 첫 실적을 쉽게 허락해주지 않았다. 디퓨져라는 제품이 인화물질이기 때문에 선적 시 위험물로 분류가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기 때문이다. 관세사, 운송사 등을 찾아다니며 방법을 찾았고 선적까지 무사히 끝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부대비용이 발생했다. 수출에 성공은 했지만 ‘수출 뭐 별거 없네. 남는 것도 없고…’라는 인식을 회사에 심어주었다.

“딱 3년만 해보겠습니다.” 김 팀장은 회사에 다시 한 번 지원을 요청했다. 3번 정도 해외 전시회를 경험하고 나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겼고 그 사이 직원도 한 명 늘어났다. 그리고 2017년 무역협회 지원사업에 다시 신청했다. 방콕선물가정용품박람회와 홍콩선물용품박람회였다. 기적같이 2군데에 모두 선정됐다.

준비를 시작했다. 가격만 맞으면 누구나 사갈 것이라는 생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것은 그동안의 경험이었다. 그래서 김 팀장은 객관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특장점을 무기로,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두 번째 참가한 홍콩선물용품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아로마리즈를 알아보는 바이어를 만났다. 대만에서 백화점 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바이어였다. 이 바이어는 1년 전 박람회에서 아로마리즈를 봤고 제품도 마음에 들었지만 처음 보는 회사라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올해 다시 참가를 하는 걸 보고 상담을 하러 왔다는 것이었다.

기적처럼 실적들이 생겼다

2주 동안의 길었던 2개 박람회가 끝나고 전년의 경험을 되살려 전시부스에 내방했던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사후마케팅을 했다. 기적처럼 작은 실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대만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미츠코시 백화점과 다예다카시마야 백화점에 입점이 결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수출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4년 만에 처음으로 ‘재발주’라는 단어를 접하게 됐다. 이제는 이 바이어를 우리의 파트너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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